최근 케데헌 열풍으로 인해 우리 문화에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역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조선시대 창덕궁 인정전에서 어좌(御座) 뒤에 놓였던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이 수리를 마치고 약 9년 만에 관람객을 만난다는 기쁜 소식이 있다.
’일월오봉도 병풍‘은 왕의 권위와 존엄을 상징하는 해와 달, 소나무, 파도 그리고 다섯 산봉우리를 그린 병풍으로, 왕의 집무 공간은 물론이고 왕이 행차하는 장소마다 놓였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등장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번 11월에 전시되는 병풍은 창덕궁 정전(正殿)인 인정전(仁政殿)에 있던 원본이다. ‘인정(仁政)’은 ‘어진정치‘라는 뜻이며, 인정전은 창덕궁의 법전(法殿)이 된다. 법전은 왕의 즉위식을 비롯하여 결혼식, 세자책봉식 그리고 문무백관의 하례식 등 공식적인 국가 행사 때의 중요한 건물이다.
우리가 고궁을 비롯한 문화재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케데헌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상임위 소속 여수 출신 조계원 국회의원이 김건희씨가 경복궁 근정전의 어좌(御座)에 앉고, 명성황후의 침실까지 단독 출입한 사실을 잇따라 국감장에서 낱낱이 밝혀냄으로써 국가유산 사유화 논란을 키웠다.
심지어 김건희씨가 근정전 어좌(용상)에 앉은 데 이어, 조선시대 왕비의 공식 거처인 곤녕합(坤寧閤) 내부에 문화재청 관계자 없이 10분간 머물렀다는 사실과 왕실공예품까지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밝혔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우리말 속담에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라는 속담을 소개하면서 부연 설명으로 "사람도 어떤 것을 좋아하고 빠지게 되면 생각이 온통 그 것에 쏠리게 됩니다. 평소에 관심 있던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특별히 눈에 먼저 띄는 것을 뜻합니다.“라고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속담과 유사한 현상을 정신과 또는 심리학에서는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라고 한다.
김건희는 그렇다고 치고 명문사립대학교 사학과 교수 출신이며 이화여대 총장까지 지낸 이배용 당시 국가교육위원회 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엽기적인 고궁 투어를 했다니 기가 막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은 김건희에게 싯가 수백만 원대의 금거북이를 건네 인사를 청탁했다는 ‘매관매직’ 의혹으로 현재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인정( 仁政)’은 제1의 국가 존재 이유다.
국가의 고유 과업이란 국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과업을 말한다. 사서오경에 속한 맹자 이루 상편 제7장에서 맹자는 “위정자는 오로지 백성이 바라는 재물과 삶(살림)을 기꺼이 일으켜 주고 이 백성의 생명과 재물, 그리고 삶의 전통과 풍속을 외적으로부터 지켜주고 대내적으로 보장해 줌으로써 백성을 살리는 하늘과 땅의 대덕을 구현하는 인의(仁義)의 정치만이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은 백성을 위해 정치를 부지런히 함이요, 창덕궁의 인정전은 백성을 잘 살게하는 복지정치요, 창경궁의 명정전은 정사를 밝힌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