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무술목 관광단지, 전남도 지정 승인… 논란 속 본격 개발 수순
환경 우려·주민 반발 이어졌지만 행정절차 마무리… 내년 착공 목표
전남도가 여수 돌산 무술목 일대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최종 승인했다. 환경 훼손과 주민 반발 등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이어졌지만, 관계기관 협의와 행정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서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전남도는 지난 10일 무술목 관광단지를 신규 관광단지로 지정·승인했다고 밝혔다. 사업지는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일원 약 119만㎡ 규모로, 민간 자본 8,98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자인 모아그룹은 해당 부지에 호텔&리조트 810실, 연립형 숙박시설 168실, 18홀 골프장, 파빌리온가든, 전망시설 등을 조성해 체류형 관광단지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전남도는 “기존 여수의 오동도, 향일암, 섬박람회장 등 관광 인프라와 연계해 지역 관광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1960년대 간척 허가 → 1980년대 ‘편법 준공’…40년 방치
무술목 일대는 원래 바다였다. 정유재란 당시 왜선을 유인해 격파한 '무술년 대첩'의 현장으로, 지명 '무술목(戊戌項)'은 그때의 전투에서 유래했다.
1966년 한 개인이 '개답(開畓)'을 위한 간척사업 허가를 받으며 매립이 시작됐지만, 실제 매립은 진행되지 않았다. 제방만 완공된 채 1983년 전남도가 '공유수면매립공사 준공인가'를 내주면서 목장용지로 형질이 변경됐다.
문제는 당시 준공 과정이 '형식적'이었다는 점이다. 양수기로 물을 퍼내 일시적으로 바닥이 드러난 상태에서 준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간척 목적 변경과 준공 연장만 수차례 반복됐다. 여수시의회가 1999년 조사특위를 꾸려 행정 난맥을 지적했지만, 국유지 환수나 원상복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매립지도 바닷물이 드나드는 '기형적 목장용지'로 수십 년간 방치됐고, 각종 개발설만 무성했다.
◇ 환경 우려 속 사업 축소…주민 공감대 형성과 조정 노력
지난 2023년 전남도와 여수시, 모아그룹 등이 1조 원 규모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무술목 부지는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골프장 조성과 오·폐수 유출 문제를 우려한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은 쉽지 않았다.
사업자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당초 141만㎡였던 부지를 119만㎡로 줄이고, 숙박시설도 1,086실에서 978실로 축소했다. 여수시는 지난해 3월 주민설명회를 열어 교통 분산 대책과 환경 보완 방안을 제시하며 공감대 형성에 나섰지만, 인허가 절차와 환경 논의 등으로 진척은 더뎠다.
◇ 남해안 관광벨트 핵심 거점 기대
수차례의 계획 변경과 논란 끝에 사업은 최근 본격적인 착공 단계에 들어섰다. 전남도는 무술목 관광단지가 여수 오동도, 향일암, 여수세계섬박람회장 등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돼 남해안권 관광벨트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무술목 부지는 여수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경도와 연결되는 요충지"라며 "체류형 관광지로 조성된다면 여수의 숙박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통난과 환경오염 등 부작용 우려도 상존해 개발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